[연재]학부모들에게 보내는 편지(3) : 한국 학부모 교육문화의 특징에 대한 반성문
[연재]학부모들에게 보내는 편지(3) : 한국 학부모 교육문화의 특징에 대한 반성문
  • 글로벌교육뉴스
  • 승인 2018.08.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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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재(고려대학교 인문대학장)의 교육 레터 시리즈
 
 오영재 교수의 학부모들에게 보내는 편지(3) 

한국 학부모 교육문화의 특징에 대한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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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90년대 초부터 한국의 교육문화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 오고 있습니다. 학교교육에 대한 각종 새로운 제도와 정책도 결국 교육주체들의 문화지형에 변화가 있을 때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옳은 시각입니다. 교육은 그 내용도 과정도 나아가 그 결과도 결국 문화에 관련된 것입니다. 따라서 교육을 연구하고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문화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교육문화에 대한 연구는 주로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져오다가 비교적 최근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 조금씩 이루어져 오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학교교육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고 학부모들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어, 학부모들의 교육문화에 대한 내용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아직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주로 초, 중등학생 자녀를 둔 중산층 학부모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어머니들의 교육문화에 대한 연구들이 약간 이루어지고 있는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진 학부모들의 교육문화에는 어떤 공통된 특징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우리는 그러한 문화적 특징을 반성적 시각으로 같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이에 관련된 내용을 오늘 학부모님들께 드리는 편지의 주제로 정했습니다.  

 

1. 불편한 민낯 ① 자녀중심/ 자녀제일주의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문화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특징 중의 하나가 자녀중심 혹은 자녀제일주의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대부분의 교육문제나 학교교육을 자녀들의 성적과 성공의 관점에서 보려하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제도나 정책이 발표되면, 그 판단의 기준은 교육적 가치나 사회 공동체의 관점에서 라기 보다는 그 제도나 정책이 자기 자녀들에게 어떤 이익과 도움이 될 지에 기초해서 보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러한 시각이 전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사회현상이나 문제를 자신들의 이익의 관점에서 보는 것은 자연스럽고 흔한 현상입니다. 그러나 사회문제나 현상을 너무 개인적 이익이나 이해의 시각에서만 보게 되면, 사회 구성체의 공동선이나 진보의 시각이 소홀하게 취급되고 그는 결국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때로는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시각이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교육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학부모님들께 교육을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아이들에게 고른 복지가 되는 사회적 노력과 책무로 이해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우리 사회에서는 자립형 사립학교나 마이스터교와 같은 다양한 유형의 학교를 만들었을 때 그 학교 설치가 촉발할 수 있는 있는 사교육 문제나 계층 간 위화감 이외에  자립형 사립학교가 갖는 수월성 교육에의 기여도와 마이스터교가 목표로 하는 전문기술 인력 양성 학교로서의 기능인력 양성 기능을 같이 평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 불편한 민낯 ② 만능교육관
  한국 학부모 교육문화의 두 번째 특징은 자녀들이 모두 잘해야 한다는 소위 만능교육관이 크다는 것입니다. 특히,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교육문화에 관한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그 자녀들이 모든 방면에서 잘 해야 한다는 의식이 아주 강합니다. 〞올 백을 맞아야 한다〝는 것은 그 대표적인 표현입니다. 그러한 인식으로 인해, 국영수 과외도 시키고, 음악학원에도 보내고, 태권도 체육관에도 다니게 하는 등 아이들로 하여금 하루 종일 바쁘게 지내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왜 그렇게 바쁘게 다녀야 하는 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렇게 다니지 않으면 다른 친구들에게 뒤지기 때문에 그렇게 다니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지친 아이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로 하여금 저렇게 지치도록 이리저리 쫓아다니게 만드는 현실이 참으로 유감스럽습니다. 
아이들을 쉬게 해주고, 아이들로 하여금 자연과 사회를 느끼고 바라보며 배울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사람은 모든 것을 잘 할 수도 없고 잘 할 필요도 없습니다. 내가 못하면 다른 사람의 것을 빌려 올 수도 있고, 남이 부족한 것을 내가 채워주며 사는 것이 사회생활입니다. 왜 사람들은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없는 것을 가진 남을 존중해주고 인정해주는 겸손한 마음과 자세입니다.  

3. 불편한 민낯 ③ 만능교육관
  한국 학부모 문화의 세 번째 특징은 매우 도구적 교육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배운 교육이나 다른 곳에서 배운 것들의 가치 평가 기준을 성적 향상과 사회적 성공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가에 둔다는 것입니다. 자녀들의 배우는 즐거움이나 새로운 것들을 깨우치는 의미 보다는 성적 경쟁이나 취직, 입신출세에 기여하는 정도로 평가하는 경향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교육의 가치를 자녀들의 내면적 성장이나 인간 됨됨이에 기여하는 것 보다는 그렇게 도구적인 데 두면, 교육은 황폐하여지고 건조한 투자 사업이나 진배없어 질 것입니다. 
  교육이 도구적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 속에는 교육이 가진 본질적인 가치와 의미를 중시하는 교육관이 내포되어 있는 것입니다. 사실, 교육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초적인 기능, 사회적 태도, 인간관계 기술, 가치관, 좋은 행동에 관한 덕목 등을 배우고 가르치는 일들에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교육이 갖는 사회적 유용성이나 사회적 경쟁에의 도구성은 부차적이고 비본질적인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학부모들은 과도한 도구적 교육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만약 이와 같은 도구적인 교육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보편적 사실이라면,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가 가져올 역기능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4. 불편한 민낯 ④ 경쟁 지향성
  한국 학부모들이 갖고 있는 네 번째 교육 문화적 특징은 과도한 경쟁 지향성입니다. 바꾸어 말씀드리면, 한국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지나치게 무리를 한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세간에 〞자녀들의 학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파출부를 한다.〝든지 〞애들 과외비를 벌기 위해 노래방에 나간다.〝든지 하는 것이 그 예화입니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경쟁적 교육문화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소도 팔고 대대로 내려오던 땅도 팔고 하여 자녀들을 도시로 유학 보내 공부시켰습니다. 교육이 갖는 사회적 선발 기능과 사회 계층 결정력 그리고 교육과정에서 경쟁이 갖는 순기능적인 측면을 생각하면 우리 학부모님들의 자녀교육을 위한 정성과 노력에 어느 정도는 공감하지만, 아무래도 지나친 경쟁대열이 형성되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 것입니다. 과도한 경쟁의식 뒤에는 대개 항상 불안의식이 같이 합니다. 경쟁하다보니 다른 아이들 부모보다 자녀들에게 더 잘해주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우리 한국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관한 한 불안의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는 자라면서, 자녀교육에 대한 다른 태도를 보이는 세 친구들의 가정교육 문화를 알고 있습니다. 자녀들의 의견과 생활을 존중하며 자녀 교육을 상당히 방관하는 부모(1유형), 자녀 지도에 모든 노력을 다하며 자녀교육에 세밀히 기획하며 관여하는 부모(2유형), 자녀들에게 가끔 애정 어린 욕도 하고 이부자리 밑에서 키우며 자녀교육에 약간의 정성을 들이는 부모(3유형)가 있었는데, 이 세 유형의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이 성장하여 보인 모습은 아주 달랐습니다. 1유형의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은 자율능력은 돋보였지만 부모에 대하여 효도하는 자식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2유형은 공부는 잘 했지만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의존적인 사람이 되었으며, 마지막 3유형은 그 어떤 유형보다 부모를 따르고 효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학부모들의 교육문화는 앞으로 우리 교육정책의 형성과 학교 운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학교 운영에의 참여가 필요해지고 권장될수록 학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학교교육 문화의 본질이 어떤 것인지를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학부모들의 교육문화가 교육적으로 좋은 것으로 판단되면, 학부모들의 참여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이지만, 그 문화가 부정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물론 학부모들의 문화가 부정적인 특성이 많다고 하여 학부모들의 학교 운영에의 참여가 완전히 배제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부모교육이 체계적으로 마련되고 추진됨으로써 우리 교육의 중요한 한 주체인 학부모들의 교육 참여의 타당성과 교육 발전에의 기여 가능성을 높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학부모들의 교육문화를 생각하고 반성해 보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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