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이 지난 한국 교육
유통기한이 지난 한국 교육
  • 글로벌교육뉴스 한철민 기자
  • 승인 2018.10.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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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트에서 먹거리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것은 무엇일까? 먼저 ‘가격’을 살펴보자. 가격은 소비자가 구매 가능 여부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다. 개인의 기준이 모두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구매 여부에 있어 가격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먹거리인 만큼 ‘신선도’도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예민한 미각을 가진 이들은  신선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어떤 것으로도 메울 수 없는 큰 차이라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길 항목은 아마 ‘유통기한’일 것이다. 상품이 시중에 유통될 수 있는 기한을 의미하는 유통기한은 보관 상태에 따라 손상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단순히 보증 기간만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소비자는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의 경우 상했을 것으로 간주하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유통기한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첨단 과학의 시대에 더욱 엄격하게 적용된다. 바로 ‘지식’ 때문이다.


    인류 과학이 발전함과 동시에 가속화되면서 지식에도 유통기한이 생기게 되었다. 불과 어제만 해도 유용했던 지식 정보가 하루아침에 쓸모없어질 정도로 우리는 빠른 변화에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 나라의 교육계도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단순히 학문적 가르침을 위한 교육에서 탈피하여 학생들이 실제 직업생활에서 활용되고 있는 지식과 기술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미국의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교육, 호주의 CCP(Connected Classroom Program)교육 등은 학생들이 생생한 지식과 창의적 기술을 습득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교육은 계속된 시련을 마주하고 있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한국 교육계에 위기가 도래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현재의 교육체계에는 무수히 많은 문제가 있다. 국민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가장 큰 이유는 세금을 쏟아 부어도 성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언론을 통해 접하는 학교 현장의 모습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 학생 인권 강화로 인한 교권추락 등은 암울한 우리의 교육 현실을 대변한다.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수가 늘어난 차이만 있을 뿐, 한국교육의 위기는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온 문제다. 


    야심차게 시작했던 ‘2020 대입제도 개편 방안’도 사실상 실패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언급한 유통기한이 한참 지났음에도 제대로 된 대응책 하나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수의 국가가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의 창의력과 사고력 확장이 가능한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분간은 피교육자가 노동시장에서 얼마의 가치로 평가 받을 수 있는가로 귀결되는 구시대적 시스템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주의 산업사회에서 학생들의 시장가치 증진은 건강한 시민 양성이라는 교육의 본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학교는 교육의 근원지로 국가는 건전한 국민성을 키워내는 교육을 우선시켜야 한다. 경제의 가치는 민주주의 사회체계 안에서 빛나기 때문이다. 


    정부와 교육계가 서로에게 책임만 떠넘긴 결과 국민들의 수많은 세금은 증발했으며 학생들은 공장에서 기계를 찍어내듯 학교에서 구시대적 교육을 받고 있다. 입시만을 위한 수단으로 변형된 한국 교육의 유통기한은 오래전에 지났다. 적어도 유통기한 내에 썩었던 부분만 도려내었더라면 적어도 지금의 상황까지는 몰리지 않았을 것이라 자신한다. 이제 유통기한이 지난 교육은 정리하고,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교육으로 진정 ‘교육백년지대계(敎育百年之大計)’를 목표로 달려나가기를 깊이 염원해본다. 

 

한철민 기자│글로벌교육뉴스 국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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