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재교육의 현주소
국내 영재교육의 현주소
  • 글로벌교육뉴스 한철민 기자
  • 승인 2018.11.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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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세계 교육의 패러다임은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인류 문명이 발전할 단초를 얻게 되고, 교육으로 인한 과정과 결과가 국가의 현재와 미래에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우리 시대에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그 가운데 영재교육 분야는 미래 사회를 선도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국가가 공을 들이고 있는 교육의 '프리미엄' 영역이다. 

    미국은 ‘창의적 인재육성’을 목표로 과학과 기술, 공학, 수학이 한 데 어우러진 STEAM을 통한 국가행동전략을 공표하여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과거 미국의 교육목적이 ‘개인의 자기실현’, ‘모범시민 육성’ 등이었다면, 현재는 ‘사고력 양상’, ‘창의력 발달’, ‘융합형 인재육성’ 등을 주안점으로 삼고 있다. 산업화 시대에 비해 교육의 양과 질적인 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학문 통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다는 분석에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보여주는 변화이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자면 미국 교육은 학생 개인차를 철저하게 고려하기 때문에 필수교과, 심화교과, 선택교과 등의 다양한 교육과정이 편성되어 있으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영재교육을 비롯한 여러 특수교육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창의·인성교육 기본방안’을 발표하여 교육과정 및 입시를 포함하는 종합적 접근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는 일반 교육에 제한적으로 해당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영재교육의 영역에서 학생들의 창의성과 인성교육을 발달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구체적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면 더욱 우울해진다. 서방권 국가들이 유리하다는 논란이 있지만 표면적으로 인재를 측정하는 가장 좋은 도구인 ‘노벨상’ 수상에서 한국의 위상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반면 이웃나라 일본은 현재 문학상(1), 과학상(22), 평화상(1) 등 총 2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냈다. 노벨상 수상이 그 나라의 교육 수준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보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적어도 특정 영역에서 강세를 나타낸다는 점은 명백한 사실이다. 

    주목할 점은 일본의 경우 악화되고 있는 연구 환경을 속히 개선해야한다는 자아성찰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일본 학자들은 “과거 버블경제 시절의 지원을 등에 업었기에 수상이 가능했던 것이지 앞으로는 어려울 수도 있다”라며 일본 교육계의 현실 직시가 필요함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학문 영역에서 제대로 된 노벨상 하나 수상하지 못한 한국 교육계는 미동도 없다. 

    2018년 현재, 영재 선발 절차는 조금의 차이가 있긴 하나 통상적으로 추천서, 서류 평가 및 필기시험, 면접으로 이어지는 3단계를 기준으로 진행된다. 국내 영재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첫 번째 단계에서부터 시작한다. 교사나 학교의 추천 없이는 영재가 평범한 학생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선 교육 후 선발’과 같은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었지만 영재 판별 기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한편, 학업성취도가 우수한 학생이 영재로 뽑힐 가능성이 더 높은 점도 문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교육, 선행학습 등을 통해 우수한 내신 성적을 받는 아이들이 영재가 된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국내 영재교육이 처한 상황을 냉철하게 짚어보면 더욱 어두운 미래가 예상된다. 영재들을 위한 고등교육 단계는 존재하지도 않고, 그들을 위한 어떠한 보장제도나 안전장치 마련되어 있지 않다. 미국의 고등학교와 대학이 연계하여 실시하는 AP와는 달리 한국 영재학교의 심화과정은 대학에서 학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대학 단계 자기설계 전공 운영’으로 일부 대학이 학생들의 적성에 맞는 전공 융합을 장려하고 있지만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모양새다. 영재기관이 확충된 숫자에 비해 효과 검증을 위한 노력이나 교육 관리 역시 부실했다. 고도 영재의 선발 교육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영재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없이 양적 팽창만 추구한 결과, 국내 영재교육의 현실은 더욱 어두워졌다. 정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어느 때 보다 필요해 보인다.

    과거 영재교육의 목적이 ‘인재 발굴’이라는 1차원적 목표였던 반면, 현재 영재교육의 목적은 ‘창의력을 기반으로 융합적 사고가 가능한 미래형 인재 발굴’이다. 또, 교사들이 학생들의 지능·창의성 관찰을 토대로 작성한 결과를 바탕으로 영재교육 대상자를 선발하는 교사관찰·추천제가 전국 단위로 확대되었지만 정권 교체 때마다 교육방향이 바뀌는 우리 교육계의 문제가 고쳐지지 않는 이상 미래 동력 약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으로 해석된다. 
 

한철민 기자 │ 글로벌교육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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