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불수능···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 글로벌교육뉴스 한철민 기자
  • 승인 2018.11.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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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수능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수능 도입 이래 난이도에 관한 이슈는 매년 반복되었지만 ‘숙명여자고등학교 쌍둥이 시험지 유출 사건’으로 내신 성적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더욱 깊어져 있는 상황에서 치러진 시험이었다는 점에서 수능에 대한 비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수능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출제진을 비난하는 수많은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입을 모으는 얘기는 거의 하나의 주제다. 바로 ‘공교육으로 학습한 학생들이 풀 수 있을만한 수준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는 변별력을 위해 고난이도 문제가 출제되었다는 말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즉, 선행학습을 경험할 수 없었던 이들은 출제진들이 선행학습 금지법 범위에 수능이 해당되지 않는다 것을 교묘히 이용한 것으로도 받아들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는 해를 더할수록 수시 전형 선발 인원이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정시를 계획하는 이들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예비 수험생이 사교육 시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교육의 성공은 사회경제적 지위와 그 맥을 같이 한다. 남들과 비교하여 유리한 곳을 선점하기 위해 교육을 가장 중요한 동력으로 꼽는다. 수많은 학생들이 일류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 삶의 궁극적 지표가 되어야 한다고 배우며 성장한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죽을 듯이 공부하는 게 당연시되는 문화가 형성된다. 창의적 교육제도보다 오랜 시간에 걸친 노력이 달콤한 열매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대한민국 특유의 뜨거운 교육열은 한국 경제성장의 여러 원인 중 하나로 꼽히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는 이제 흘러가버린 과거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의 그릇된 신념으로 학생들은 끊임없이 고통 받고 있다.

  개인의 선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경쟁과 비경쟁 교육이 균형을 이루는 선진국과는 달리 국내 교육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생산에 치중되어있다. 따라서 얼마 전 학생들이 치른 수능 역시 단순한 시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맹목적인 교육 아래 희생당한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는 해를 더할수록 낮아지고 있는 반면, 자살률은 13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켜올 정도로 우리의 상황은 매우 암울하기만 하다. 중·고등학교는 교육의 참된 목적을 잃으며 대학 진학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변질되어 버렸고, 대학교 역시 취업을 위한 기관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결국, 대학교 간판이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경향이 짙은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역기능을 반복하며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수능 난이도와 관련하여 여러 비판이 쏟아지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실제로 문·이과의 구분 없이 언어·수리탐구·외국어로만 구성되어 1993년에 처음 도입되었던 수능은 ‘암기 위주 학력고사의 한계를 극복한 교육 성과물’이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난이도 조절 실패와 사범대의 거센 반발로 인해 결국 학력고사 때의 모습으로 회귀해 버리고 말았다. 결국, 주어진 시간에 빠른 속도로 정답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많은 훈련이 필요하고, 그러한 시스템을 잘 구비한 사교육 시장은 흥할 수밖에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수능의 정체성은 더욱 빠른 속도로 희미해질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게 어둡게 변해버린 표면적인 책임은 교육부에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여러 제도들을 입법시키려 할 때 넋 놓고 있던 우리 어른들에게도 분명한 책임이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구조조정, 고령화에 따른 연금제도 개혁 등 ‘IMF보다 힘든 시기’를 맞닥뜨리게 될 아이들과 청소년에게 2019 불수능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면밀히 검토하여 더 이상의 불운을 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철민 기자 │글로벌교육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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