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이상과 현실
실리콘밸리의 이상과 현실
  • 글로벌교육뉴스 이주한 취재원
  • 승인 2019.07.0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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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실리콘밸리'라는 곳에 대하여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리콘밸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San Jose부터 San Francisco 즈음에 위치하여 있는데, "Silicon Valley"라는 도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 즈음해서 실리콘 밸리라고 불린다. 실리콘밸리라는 이름은 1900년대 후반 이 지역에 반도체 공장이 많이 들어서며 반도체의 재료인 '실리콘'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실리콘밸리가 유명한 이유는 아마 IT업계의 유명한 기업들이 많이 모여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현재 다니고 있는 산호세 주립대학 주변만 해도 차 타고 30분 거리 내에 Google, Apple, eBay, Adobe, Intel, AMD, NVIDIA, Microsoft, Facebook, Instagram 등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실리콘밸리라 하면 흔히 높은 연봉, 이상적인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수평적인 상사와의 관계, 자택 근무 등 환상이 있다. 위에 나열한 환상이라면 환상일 수 있는 이 장점들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이 글에서 필자는 실리콘밸리의 현실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높은 연봉, 비싼 물가

  실리콘밸리 지역 개발자의 경우, 평균 연봉이 약 $148,194 (1억 7천만 원)이다. 대부분 엔지니어의 초봉도 최소 1억 원이 넘는다고 하니 월등히 높은 연봉을 주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연봉으로도 이곳 실리콘 밸리에서 집 한 채 사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 우선 이 지역의 집값은 상상을 초월한다. 주택 한 채의 가격은 평균적으로 20억 이상이고, 심지어 그런 집들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호화로운 수영장 딸린 집이 아닌 쓰러져가는 집들이 평균적으로 10억 선에서 가격대가 형성되어있으니 이 지역에서 10년을 일해도 집 한 채도 못 구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방을 빌려 사는 형식으로 사는데, 이곳은 대부분 한국처럼 원룸이 많이 있거나 높은 아파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주택형태로 이루어져있다. 그런 주택에서 방 한 칸 얻어 사는 것도 월 100만원이 넘고, 화장실도 공동으로 나눠쓰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런 살인적인 집값에 더해 9.5%의 소비세에다가 한국에 비하면 그래도 저렴하지만 미국에서는 기름값 또한 가장 비싸다. 이런 비싼 물가 때문에 농담 삼아 '날씨세'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이다.

 

워라벨, 개발자의 경우 야근이 다반사

  이상적인 오전 9시 출근과 오후 5시 퇴근, 퇴근 후 집에서 개인 혹은 가족과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개인의 시간이 보장되는 문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미국 징장문화이다. 우선 틀린 말은 아니다. 미국의 직장문화는 개인의 시간을 분명히 잘 보장해준다. 심지어는 근무 중간 게임을 하거나 밥을 먹으러 나가기도 한다. 이 주변의 회사들은 명확한 점심시간이 없다. 그러므로 본인들이 자유롭게 밥을 먹으러 나갔다가 몇 시간 있다가 들어오는데 있어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면 이야기가 다르다. 주요 업무가 프로젝트인 엔지니어들은 한 프로젝트를 마치기 전까지 밤낮을 새며 일을 해야 한다고 한다. 상사가 시키거나 위에서 큰 압박을 주지 않는데 이렇게 밤을 새워서까지 일을 하는 이유는 다음 항목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높은 이직률

  이직률은 상사와의 수평적 관계와 관련이 있다. 실리콘밸리의 회사에서는 흔히 말하는 '갑질'이라는 문화가 거의 없다고 한다. 출퇴근 시간부터 시작해서 중간에 낮잠을 자는 것, 휴가를 쓰는 것, 더 나아가 업무의 성과를 가지고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업무의 성과가 좋지 않다면 냉정하게 잘린다. 심지어 잘리는 당일까지도 당사자는 모르고 있다가, 출근하니까 매니저가 와서 '너 오늘부터 출근 안 해도 돼'라고 말한다고 한다. 정말 책상 위에 박스가 올려져 있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당일 통보를 하는 이유는 해고를 당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면 회사를 뒤집거나 기밀정보를 빼가려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쉽게 해고를 당할 수 있듯, 근무자들 또한 눈치를 안 보고 회사를 나가기도 한다. 갑자기 밤에 전화해서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대부분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는 다른 회사에서 더 높은 연봉을 준다거나, 일확천금의 꿈을 노리며 스타트업을 시작하거나 그곳으로 이직하는 등 다양하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의 현실은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 기업들은 기업들대로 그들간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엔지니어는 엔지니어들대로 취업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취업을 하여 높은 연봉을 받아도 상상을 초월하는 집값과 물가로 인해 돈을 모으기 좋은 환경도 아닐 뿐더러, 그렇게 잡은 직장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잘리는 탓에 습관적인 야근을 하며,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하면 다음 날 책상이 없어져 있을 수도 있는 것이 이곳 실리콘밸리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기회의 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회사에서 보너스로 주는 회사의 주식이 회사의 성장으로 상승하여 꽤 괜찮은 수입원이 되기도 하고, 이런저런 대기업들이 많은 탓에 스타트업 회사들이 대기업으로 흡수 되면서 스타트업 직원들이 백만장자가 되는 경우들도 있다. 물론 스타트업의 70%에서 95%가 실패를 경험하며 문을 닫지만, 충분한 리더십과 사회 시장을 보는 눈이 있다면 결국은 성공할 것이다. 이곳에선 아이디어가 재산이니까.

 

 

이주한 취재원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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