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계의 하버드, RISD유학생활을 파헤쳐보자!
미대계의 하버드, RISD유학생활을 파헤쳐보자!
  • 미국 취재원 이송아
  • 승인 2020.04.0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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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D(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미대계의 하바드를 살펴본다

<미대계의 하버드, RISD 유학생활을 파헤쳐보자!>
 

미국에서 미대를 다닌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물론 학교마다 다른 점은 있겠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대생의 일상을 공유해보려 한다. 필자가 다니는 학교는 미국 동부 로드아일랜드 주의 프로비던스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이다. 보통 애칭으로 리즈디(RISD)라고 부른다. RISD는 미국의 명문 미술대학으로 1877년에 설립되어 프로비던스 주의 손꼽히는 대학이다.

리즈디(RISD)는 명실상부 미국의 대표적인 미술대학이다. 명문가의 자제들이 많이 입학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바로 옆에 위치한 브라운 대학교와 자매학교로써 학구열이 높기로도 잘 알려져 있다. 타 미술대학들과 다르게 입학시 높은 GPA 및 SAT성적을 요구하며, 입학한 후에도 어렵고 까다로운 전공 및 교양수업들을 통해 학생들을 성장시킨다. 유에스뉴스(U.S. News & World Report) 등 각종 미국대학순위 조사에서 수년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스쿨(SAIC), 마이카(MICA), 칼아츠(California Institue of Arts) 등의 전문예술대학들과 아이비리그에 속한 예일, 컬럼비아 등의 종합대학 소속 미술대학들을 제치고 최고의 미술대학으로 선정된 바 있다. 

 

전공 스튜디오들이 위치한 거리 전경

 

강을 끼고 경사진 곳에 위치해 있는 캠퍼스가 낭만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거운 미술재료들을 지고 언덕을 올라가야기에 학생들의 고난의 등교길이 되기도 한다. 이제부터 낭만과 현실이 공존하는 리즈디에서의 일상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다. 

리즈디에 입학하면 전공에 상관없이 우선 1년간 파운데이션 이어 (Foundation year)라는 것을 거친다. 모든 1학년들은 세 개의 스튜디오과목과 두개의 교양과목을 필수로 수강해야 한다. 이 과정은 전공을 정하기 전 기초를 다지고 다양한 경험을 해 봄으로써 2학년부터 시작하는 전공을 잘 결정하고 준비하기 위한 과정이다. 

스튜디오는 드로잉 (Drawing), 디자인 (Design), 그리고 공간역학 (Spatial Dynamics)이다. 드로잉은 주로 차콜과 콩테를 이용한 크로키와 소묘를 한다. 디자인은 재료의 제한없이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다루기 때문에 머리를 많이 써야하고 학생들 간의 실력 경쟁도 많이 이루어지는 수업이다. 공간역학은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입체 재료를 다루는 수업이다. 목재와 찰흙을 비롯해 3d 만들기의 기본이 되는 재료들을 사용하는 법을 배운다. 각각의 스튜디오는 아침 8시 혹은 8시 반에 시작해서 오후 5시 또는 6시에 마치기 때문에 굉장한 에너지 소모가 이루어진다.

또한 두 개의 교양과목도 스튜디오를 듣지 않는 날에 빈틈없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실상 학생의 개인시간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설상가상으로 과제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밤샘은 기본이고 주말에 학교 외 다른 곳을 가기는 정말 힘들다. 타 미술학교에도 리즈디 1학년 과정의 악명은 자자해서 타 학교 학생을 만나면 꼭 그런 얘기를 나누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들을 거쳤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재료와 방식을 알게 되고 결과적으로 전공을 합리적으로 정할 수 있게 된다. 

 

1학년 1학기 시간표
1학년 1학기 시간표

 

1학년 2학기 시간표
1학년 2학기 시간표


1학년이 지나면 자신의 전공에 따라 조금 더 수월하게 보낼 수도, 1학년 때보다 더 바쁘게 보낼 수도 있다. 필자는 일러스트레이션 (Illustration) 전공이다. 1학년 때와 비교해서 확실히 훨씬 편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각 스튜디오 시간도 8시간에서 5시간으로 줄었고, 교양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 그리고 1학년 때는 아무래도 모든 전공의 학생들이 섞여서 한 반이 되기 때문에 산업디자인 (Industrial Design)과 섬유디자인 (Textiles)를 비롯한 상대적으로 3D 전공인 학생들의 작품이 더 눈에 잘 띈다. 그래서 일러스트레이션을 포함해 그래픽디자인 (Graphic Design) 같은 2D 계열 학생들의 작품은 묻히기 일쑤였다. 하지만 2학년부터의 과정에서는 자신과 같은 전공학생들과 함께 배우고 경쟁하기 때문에 조금 더 생산적이고 자유로울 수 있다. 

 

페인팅 수업에서 쓰는 유화 도구들

 

필자는 일러스트레이션 전공 2학년으로, 매 학기 수강하는 스튜디오들은 페인팅 (Painting), 드로잉 (Drawing), 그리고 1학년때의 Design에 해당되는 컨셉 (Visual Thinking)이다. 페인팅에서는 유화물감의 기본 이해와 응용을, 드로잉에서는 시점과 인체에 대한 이론 및 응용을, 컨셉에서는 창의력을 비롯해 프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 위한 기본을 다진다. 필수교양으로 일러스트레이션의 역사 (History of Illustration)을 수강해야 한다. 필자는 선택교양으로는 이슬람 미술 (Islamic Art)과 흑인 여성 예술가 (Black Female Artists)를 수강했다. 진보적이고 다양성을 중시하는 학교답게 교양과목이 굉장히 다양하고, 많은 교양과목들이 타 문화권에 기반한 예술사 또는 예술의 이해다. 배울 때는 어렵고 낯설어도 막상 끝내고 나면 뿌듯하고 작품에도 새로운 관점을 더할 수 있게 된다.

 

겨울학기에 운영되는 조소마라톤 (Sculpting Marathon) 과목의 전시작

그렇다면 1학년 이후로는 타 전공과 접촉할 일이 하나도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 리즈디는 3학기제를 채택한 학교로써, 보편적인 봄학기와 가을학기를 비롯해 추가적으로 겨울학기 또한 수강해야 한다. 바로 이 겨울학기 때 타 전공의 스튜디오 및 교양 과목을 경험하는 것이다. 1학년 때부터 매 겨울에 자신의 전공이 아닌 타 전공을 경험함으로써 조금은 묵혀져 있던 일상을 환기시키는 것이다. 

또한 적극적으로 타 전공의 학생들과 교류할 기회도 만들어진다. 예시로, 입학한 직후 본격적인 첫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GVCS의 CPE기간처럼 리즈디에서도 일주일간 적응기간을 가진다. 이 일주일 동안 무작위로 배치된 오리엔테이션 그룹 (Orientation group)에서 신입생 및 재학생들과 친목 시간을 가진다. 또한 바로 옆에 위치한 브라운 대학교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브라운 학생들과도 가까워질 수 있다. 필자도 오리엔테이션 그룹에서 친해진 학생들과 재학 기간 내내 친밀한 사이를 유지했고, 브라운 대학교에도 걸어서 자주 가는 등 여러가지 방면으로 사람들과 알아가려 노력했다. 필자의 두 룸메이트 또한 섬유디자인과 학생으로써, 꼭 자신의 전공이 아닌 사람들과도 가까이 지낼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얻는 장점은, 자신의 시각에 갇혀 있지 않고 더 넓은 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리즈디는 굉장히 학구열이 높은 학교이자 학생들에게 많은 공부량과 과제를 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과정들을 견뎌낸다면 분명 그만큼 값진 결과를 얻을 것임에는 틀림없다. 예술학교임을 감안하더라도 상상 이상의 경험들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기상천외한 옷차림, 작품들, 생활습관 등을 마주하고 자신의 문화 또한 나눌 수 있는 미술대학, 그 중에서도 특히 리즈디에 방문해보기를 추천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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