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연구대학교에서 성적 우수생이 되기까지(2)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연구대학교에서 성적 우수생이 되기까지(2)
  • 네덜란드 취재원 이시온
  • 승인 2020.07.2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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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대학교 경제학과 1학년 커리큘럼과 과목별 공부 방법

이전 기사에서는 암스테르담 대학교 학생들의 기본적인 커리큘럼 구성과 점수 체계, 그 중에서도 경제학과의 특징에 대해 자세히 다루어 보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내가 수학 포기자에서 전과목 성적 우수생이 될 수 있었던 공부방법을 다뤄볼 예정이다. 

모든 이야기에 앞서, 암스테르담 대학교, 아니 대부분의 유럽 대학교에서 상경 계열 학과들은 굉장히 수학적이다. 심리, 사회과학, 언어, 교육 등을 다루는 인문계열 학과들과 달리 경제나 경영학은 수학, 물리학, 화학, 지구과학과 함께 자연계열 학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이론부터 빼곡한 수학 기호로 간축 설명된 교과서를 먼저 해석해야만 강의를 이해할 수 있고, 기본적인 시험 문제도 계산기가 없거나 미적분을 할 수 없으면 하나도 풀 수 없다. 고등학교 때 수학에 전혀 관심이 없어 그 흔한 AP Calculus (미적분) 수업도 한번 들어보지 못한 나는 미적분이라는 단어 자체에 공포심을 느꼈다. 

파운데이션을 하면서 수학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내 안에 뿌리 잡고 있던 겉핥기 식 미국수학 개념부터 새로 다지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내내 놓쳐왔던 그 많은 개념을 빠른 시간 내에 익히고 응용하는 것이 마냥 쉽지는 않았지만, 파운데이션에서 일차 방정식부터 심화함수까지 수많은 대수학 개념을 훑듯이 가르치고, 본과에서 하는 방식 그대로 연습문제와 기출 시험문제를 아낌없이 내어준 덕에 나는 매일 교과서를 붙들고 노트 정리를 하고 같은 문제를 3번씩 풀어 보면서 원리를 이해했다. 끝내 죽어라 공부한 기말고사 점수가 100점 만점에 86점이 나왔을 때, 더 이상 나는 고등학교 시절 수포자가 아님을 깨달았다. 
             

요점 정리가 잘 되어 있는 회계학 원서를 일상에서 익히기 위해 찍어둔 사진
요점 정리가 잘 되어 있는 회계학 원서를 일상에서 익히기 위해 찍어둔 사진

결국 파운데이션에서 얻었던 자신감과 기본 수학 개념을 바탕으로 1학년 과정 중 Statistics (통계학)과 Mathematics (수학, 미적분 과목) 두 과목에서 10점 만점 7.5점을 받아낼 수 있었다. 회계, 금융, 미시경제, 거시경제학 등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다. 파운데이션 때 열심히 찾은 나만의 공부방법을 그대로 적용했고, 그 결과 열 과목 평균 7.8점이라는 결과를 손에 쥐고 성적 우수생 (전과목 평균이 7.5점 이상인 학생)이 될 수 있었다. 사실 파운데이션에 비해서 1학년 과정은 훨씬 더 양이 많고, 같은 수학이더라도 경제와 경영학이 융합되면서 더욱 어려워진다. 한 문제가 영어 시험처럼 반 페이지를 훌쩍 넘기거나, 경제학 개념을 제대로 모르면 손도 못 대기 일쑤다. 하지만 기출 문제로 시험 유형을 정리하고, 여러 과목의 개념들을 머리속에 같이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정확히 이해한다면 응용도 어렵지 않다.

평소 친구와 공부하는 학교 카페테리아
평소 친구와 공부하는 학교 카페테리아

유학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영어를 잘한다고 좋은 성적을 받는 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원서를 남들보다 좀 더 빨리 읽을 수는 있겠지만, 결국 모든 개념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원서를 읽고, 노트에 정리하며 외우고, 기출 시험 유형을 정리하고, 여러 번 풀어보고 오답 노트를 정리하고, 그걸 다시 노트에 정리하는 사람은 아무도 이길 수 없다. 또 대학교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능력의 한계에 자꾸 부딪힌다고 생각될 때 그 생각이 아주 당연한 것이며, 사실은 한계에 부딪히는 것이 아니라 산 하나를 넘고 있는 것임을 말해주고 싶다. 한 번 넘은 산은 작은 성취감과 함께 더 높은 산을 또 오를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에 우리는, 조금 더 부단히 노력해 볼 필요가 있다.
  

혼자 공부하러 자주 갔던 시립 도서관
혼자 공부하러 자주 갔던 시립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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