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인종차별, 어느 정도일까?
네덜란드 인종차별, 어느 정도일까?
  • 글로벌교육뉴스
  • 승인 2020.08.12 15: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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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은 복지도 좋고, 자연도 좋으니 (유학생활)참 좋겠다.” 네덜란드 유학생이라며 나를 소개할 때면 자주 듣는 말이다. 실제로 많은 한국인들이 유럽 하면 막연하게 복지가 좋은 국가들을 떠올리며 부러워하곤 한다. 선진국이니 시민의식 수준도 한국보다 높겠거니 넘겨 짚어본다. 하지만 서유럽이나 북유럽 국가를 한 번이라도 여행해본 사람들은 오히려 나에게 이렇게 묻는다. “어후, 유럽 인종차별 너무 심하지 않아요? 힘들죠?” 

2년동안 좁디 좁은 네덜란드에서 유학하면서 프랑스, 벨기에,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를 쏘다녔다. 전세계 사람들이 모이는 유명 관광지부터 현지인만 알 수 있을 법한 골목골목까지 여행하면서 느낀 점은 인종차별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이었다. 키가 커서 눈에 잘 띄는 흑인이 우리나라 지하철을 타면 가끔 나이 드신 할아버지로부터 ‘너네 나라로 썩 돌아가라’라는 말을 어쩔 수 없이 듣는 것처럼 다양한 인종차별은 세상 어디에나 존재한다. 나 역시도 독일 쾰른이라는 꽤나 대도시라는 곳에서 30분 혼자 걷는 동안 5번 이상의 캣콜링 (Catcalling: 노상 성희롱)을 당해보았다. 수염이 덥수룩한 남정네들이 나를 향해 손키스를 날리거나, 예쁘다며 길거리에서 크게 소리 지르는 것은 당하는 입장에서 아주 기분 나쁜 경험이었다.

하지만 인종차별 경험도 사람마다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독일에서의 그 경험을 제외하고는 인종차별 경험이 거의 없는 편이었다. 전세계에서 온 이민자들이 모여 있는 다문화 도시 암스테르담에서는 특히나 덜 했다. 기껏해야 대형 마트 앞에서 구걸을 하는 거지들이 “니하오!”라고 인사했던 것이 손에 꼽는 정도였다. 지역이 다문화적일수록 생김새가 다른 동양인으로서 이끄는 이목이 확연히 적었다. 백인만 사는 동네였던 지역에서는 맥도날드에 들어가는 순간 내가 원숭이가 된 듯 모두가 나를 쳐다보는 그 시선을 느낀 적이 있는데 유학생활이 거의 처음이었던 나는 그 때, 과한 관심에 힘들어하는 연예인들을 감히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그저 당황스럽지만,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견디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 

최근 미국 경찰 흑인 무력 진압 사망 사건에 분노하는 시위, 암스테르담

후배들 중 네덜란드에서의 인종차별에 대해서 묻는 아이들이 꽤 있다. 사실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인종차별은 거스를 수 없는 숙명일 것이다. 낯선 나라에서 이방인으로, 또 유럽이라는 서양 대륙에서 동양인으로 사는 것은 흔하지만, 또 그만큼 외롭다. 가끔은 평생을 이 나라에서 보내도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실제로 며칠 전 한국계 네덜란드인이 또래 나이(16세) 20명가량에게 협박을 당하고 발길질을 당한 사건이 네덜란드를 뒤흔들었다. 한국계임에도 불구하고 “암덩어리 중국인”,”코로나” 소리를 들어야 했고, 네덜란드에서 나고 자란 네델란드인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나라 국민에게 발길질을 당해야 했다. 

정말 비통하지만, 극단적 인종차별주의자들은 어디에나 있다는 사실과 그들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편이 훨씬 편하다. 한국에서 한국인이라는 주부류로 살면서도 장단점이 극명히 갈리듯이,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것도 장단점이 확실하다. 인종차별이 단점이라면 장점도 분명히 있다. 나에게는 사람들의 친절함과 솔직함, 마음의 여유에서 만들어지는 가식 없는 인간관계가 그 장점이었다. 이 마저도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모두 다르겠지만, 세상 어디를 가든 흑이 있으면 백이 있듯이, 그저 물 흐르듯 양면을 받아들이고 적응할 수 있는 지혜를 구하는 기도를 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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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10-02 20:27:38
근데 솔직히 한국인들도 찐 백인이나 흑인을 매일보는 입장이 아닌이상 호기심에 힐끔힐끔 보긴 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