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유학생활, 타국에서 공부와 일 병행하기
슬기로운 유학생활, 타국에서 공부와 일 병행하기
  • 네덜란드 취재원 이시온
  • 승인 2020.12.0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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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유학생, 시내 유명한 한식당에 고용되다

암스테르담은 유럽에서도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특히나 수입이 하나도 없는 유학생 신분으로서는 비싼 월세를 내고 나면 항상 생활고에 시달리고,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도 부끄러울 때가 있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많은 유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부에 투자해야 할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필자도 같은 이유로 2년 동안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필자가 그동안 생각도 해보지 못했던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렇다. 코로나 여파로 학교가 전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 후, 2020년 3월에 한국으로 귀국했지만 두 달 만에 유럽이 그리워 네덜란드로 다시 입국하고 나니,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같이 지내던 친구들도 모두 자기 나라로 돌아간 판에, 어떻게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인가? 고민 끝에 용돈이라도 내 손으로 벌어오겠다고 다짐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온라인 상에서 이력서를 주고받는 만큼 식당이나 카페, 바, 가게에 직접 가서 고용 여부를 묻고 준비한 이력서를 내어 놓는 방식이 아직 흔하다고 한다. 필자는 그런 방식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 인터넷으로 사람을 구하는 곳이 있는 지부터 검색했다. 코로나로 소비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사람을 구하는 옷가게나, 식당들이 꽤 많았다. 백화점 내 식당 종업원의 경력이 있었던 필자는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지만, 한 구인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자주 가는 학교 주변 한식당이 일할 사람을 찾고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그 식당은 예전부터 직원 대우가 좋다는 입소문이 나 경쟁이 아주 심한 곳이었는데, 작은 음식점이지만 아늑한 분위기, 또 음식이 아주 맛있었던 걸 기억한 필자는 그 자리에서 이메일로 짧은 이력서를 써 보냈다.

일주일 정도 후 운이 좋게 면접을 보러 오라는 회신을 받았고, 면접 자리에 나갔더니 한인이어야 할 사장님이 아니라 네덜란드계 한국인인 매니저가 앉아 있었다. 얼떨결에 영어로 보게 된 면접은 면접이라고 칭하기 무안할 정도로 이전 경력을 통해 배운 점, 종업원으로서 각 유형별 손님을 대처하는 법, 식당 근무환경이나 분위기, 특이사항에 대해서 아주 편하게 대화를 나눈 후, 계약서를 쓸 날짜까지 잡게 되었다. 가끔은 면접 통과 후 무급 또는 유급으로 2-3시간 정도 실무를 시켜 보기도 하는데, 필자는 관련 경력이 길었던 탓인지 바로 계약서를 썼다.

유럽연합 (이하 EU)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나라에서 온 한국 유학생이 네덜란드에서 합법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근무 허가증 (Working permit)을 정부에 신청하여 받아야 하는데, 신청에서 승인까지 꼬박 3주가 걸렸다. 그리고 근무 허가증이 있어도 거주 명분은 유학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최대 16시간 이상 일할 수 없다. 하지만 공부와 병행할 때는 16시간도 많다.

근무 허가증을 받은 2020년 6월 말 이후, 새학기가 시작되고 나서도 필자는 현재 5개월 이상 아직도 근무 중이다.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것이 참 쉽지 않았다. 일주일에 3번 이상 일하면서 저녁에 퇴근하고 강의 듣고 복습하다 보면 새벽 2-3시에 자기 일쑤다. 하지만 하루를 그렇게 바쁘게 보내고 나면 개운함과 뿌듯함이 남는다. 오히려 출근해야 하는 날에는 아침 공부할 때 집중력도 좋다. 코로나로 인해 있는 일자리도 잃는 상황이 많은데, 바쁘게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다음 기사에서는 조금 더 현실적인 주제인 임금과 실제 근무환경, 근무 중 느낀 문화차이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근무 중인 한식당의 한상 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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