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유학생활, 타국에서 공부와 일 병행하기(2)
슬기로운 유학생활, 타국에서 공부와 일 병행하기(2)
  • 네덜란드 취재원 이시온
  • 승인 2020.12.22 1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네덜란드에서 학생이자 외국인 노동자로서 받는 대우

지난 기사에서 필자가 아르바이트에 도전하게 된 계기, 과정 등을 소개했는데, 이어지는 이번 기사에서는 그보다 조금 덜 개인적이지만 임금이나 실제 근무환경 등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먼저, 네덜란드의 최저임금은 꽤 높은 편이지만 고용인의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2020년 7월 네덜란드 개정 기준 일을 합법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15세는 시간당 3.07유로, 한화로 4,000원 남짓 정도가 최저임금인데 비해 21세 또는 그 이상이라면 시간당 최소 10.21유로, 한화로 13,500원을 받을 수 있다.

맞춤법 검사를 원하는 단어나 문장을 입력해 주세요.  사실 같은 일을 해도 나이가 어릴수록 적은 임금을 받는다는 시스템이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이 임금제도가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도 일할 기회를 주는 바탕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고용주에 따라 임금은 모두 다르게 결정된다. 필자의 경우 20세의 임금을 받는 것이 보편적이었지만, 한국인이신 사장님이 모든 고용인들에게 나이에 상관없이 동일한 임금을 주기로 하여 21세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었다. 네덜란드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는 것의 장점은 임금, 보너스, 노동계약, 세금 등 노동 조건이 전일제로 일할 때와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OECD 통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노동력 중 37%는 (2019년 기준, 출처: OECD data*) 파트타임 형태로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소득에 따라 달라지는 세금 부분을 제외하면 (일주일에 16시간 이하로 일하는 필자의 경우 세금 부담이 전혀 없다.) 각종 유급 휴가나 보너스 등 복지 조건은 풀타임으로 노동 계약을 맺었을 때와 같다.

2년 전 한국에서 같은 종업원으로 일했던 경험에 빗대어 근무환경에 대해 필자가 개인적으로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개인보다는 팀이 중요시되는 분위기였다. 한국에서는 영업 중 실수가 생기면 누가 그 실수를 저질렀는지 찾고, 더 이상 그 실수를 하지 않는 방법을 일러주는 것에 초점을 뒀다면, 네덜란드에서는 그보다는 당장 팀원들이 그 실수가 전체 영업에 영향을 주지 못하게 할 방법을 토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배달 주문이 밀려 바쁜 상황에 일이 아직 손에 익지 않은 신입 종업원이 음식 하나를 빠뜨려 배달을 보냈다면, 한국에서는 매니저나 사장님, 또는 일을 조금 더 오래 한 사람이 그 문제를 알아서 해결하고 신입에게는 그 실수를 다시 하지 않도록 교육을 한다. 하지만 네덜란드에서는 누가 고객 응대를 할 것이며, 남은 음식이 어떻게 그 날 영업에 누가 되지 않게 할 수 있는지 속히 토론하여 처리한다. 그 식당에서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3년 내내 같은 식당에서 일한 요리사도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실수를 일한지 한 달 남짓 된 신입 종업원이 해결하는 것도 쉽게 인정하는 동료의 태도에 살짝 놀랐던 것이 기억이 난다. 

     또 하나 손님과 부대끼는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은 직원으로서 고객 응대가 조금 더 수월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바쁜 주방 사정에 음식이 나오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든가 잘못된 음식이 나오는 직원의 실수에 불만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이 직원과 손님 모두에게 당연하다. 소위 “손님은 왕”이라는 생각이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덜란드에서는 같은 상황에서 직원으로서 진심으로 사과했을 때 바쁜 것이 뻔히 보이는데 오히려 그런 사소한 것에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많았다. 뒤로 보이는 주방을 보고는 자신은 시간이 많으니 먼저 처리해야 할 일이 끝난 뒤에 주문을 받아도 된다며 뒷사람에게 순서를 양보하는 손님들도 여럿 겪었다. 그럴 때마다 감동받은 필자는 동료에게 유난스럽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있었지만, 그런 따듯한 손님들의 태도가 더욱 웃으며 일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2020년 7월 개정 기준 나이별 최저임금

 

굉장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이 기사는 네덜란드와 대한민국의 노동자 대우 환경을 일반화하거나 평가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어느 환경이나 장단점은 있고, 누구에게나 들어맞는 정답은 없다. 하지만 여러 환경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는 그 기회를 꼭 붙잡으라고 말하고 싶다. 그 경험이 쌓이고 쌓여 전혀 다른 환경에도 금방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한 노동력이 되었을 때 비로소 하나님의 어떠한 부르심에도 순종할 수 있다고 믿는 큰 그릇, 우리 모두가 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